회의가 끝났는데 아무도 움직이지 않는 경험, 해본 적 있습니까? 지시는 분명했고, 중요성도 강조했는데 현장에선 딴짓을 하고 있습니다. 그럼 보통 리더들은 이렇게 생각합니다. ‘팀원들이 좀 더 성실했으면’ 또는 ‘역량이 부족한 건가’ 하고요.
35년 경영학을 가르치고 직접 팀을 운영해본 입장에서 말씀드리면, 그 원인의 80% 정도는 조직 소통 방식에 있습니다. 즉, 리더십의 문제가 아니라 소통의 문제라는 겁니다.
지시(Instruction)와 대화(Communication)를 헷갈리고 있습니다
제가 교무회의에서 자주 봤던 장면입니다. 학과장이 일방적으로 학사일정을 읽어내려갑니다. “3월 15일까지 수강신청 안내문 제출. 4월 20일 학생상담주간. 5월 교육과정 평가회의.” 모두가 메모를 하고 회의는 끝납니다. 그런데 1주일 뒤, 3명 중 1명은 일정을 놓칩니다.
왜 그럴까요? 그것은 지시(Instruction)였지, 소통(Communication)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소통이란 상대방이 이해했는지, 동의했는지, 실행 가능한지를 확인하는 과정입니다. 하지만 많은 리더들은 자신의 말이 팀원의 귀에 들어갔으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아닙니다. 상대의 머리를 거쳐 손까지 도달해야 소통입니다.
팀원이 “알겠습니다”라고 할 때, 정말 알았는지 확인하셨습니까?
은퇴 후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독자분들과 댓글로 대화할 기회가 많았습니다. 처음 3년은 월 방문자가 몇백 명 수준이었습니다. 그때 제가 한 가지 배운 게 있습니다. 사람들이 “좋은 글이네요”라고 댓글을 남길 때, 정말로 글을 읽었는지는 미스터리라는 겁니다(웃음).
마찬가지로 회의실에서 팀원들이 고개를 끄덕이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제가 추천하는 방법은 이겁니다.
지시를 마친 후 3가지를 꼭 물어보세요.
첫째, “이 일의 마감은 언제라고 이해했습니까?” – 시간을 다시 확인합니다.
둘째, “이걸 하려면 어떤 준비가 필요할 것 같습니까?” – 실행 가능성을 함께 검토합니다.
셋째, “혹시 막히는 부분이나 질문이 있으면 언제든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 진입장벽을 낮춥니다.
이 3가지 질문을 추가하면, 팀원들이 지시를 받은 게 아니라 함께 목표를 정했다고 느낍니다. 심리학적으로 자신이 정한 목표는 누군가 지시받은 과제보다 실행 의지가 3배 높습니다.
정기적인 체크인(Check-in)이 소통의 핵심입니다
경영학 교실에서 자주 다룬 사례가 있습니다. 어느 회사는 주간 보고만으로도 부서 성과가 30% 올랐습니다. 보고 내용이 특별했던 것도, 혁신적이었던 것도 아닙니다. 단지 리더가 주 1회씩 5분 정도 각 팀원에게 “요즘 어떻게 지내세요? 필요한 게 있으신가요?”라고 물었을 뿐입니다.
소통은 일회성 이벤트가 아닙니다. 관계처럼 자꾸 돌봐야 유지됩니다.
저는 매주 금요일 오후 4시를 ‘독자 피드백 시간’으로 정했습니다. 블로그 댓글을 정성스럽게 읽고, 개인 메시지에 답장을 합니다. 처음엔 일 같았지만, 지금은 이것이 제 블로그를 성장시킨 가장 큰 원동력이라는 걸 압니다. 독자분들이 “자신의 말이 들린다”고 느껴지면, 그분들은 자발적으로 다시 옵니다.
팀도 똑같습니다. 리더가 나를 신경 쓴다고 느껴지면, 팀원들은 그 신뢰를 움직임으로 되돌립니다.
결국, 조직 소통은 기술이 아니라 태도입니다
35년 동안 강의실과 회의실을 오갔던 경험을 요약하면 이겁니다. 팀원들이 리더의 말을 듣지 않는 게 아닙니다. 리더가 팀원의 말을 제대로 들을 준비가 안 되어 있을 뿐입니다.
소통이란 일방도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당신이 먼저 귀를 열어야, 상대도 마음을 엽니다. 당신이 먼저 이해하려 하면, 상대도 당신을 따르려 합니다.
오늘부터 하나 시작해 보세요. 내일 팀 미팅이 끝난 후, 지시를 마무리하는 대신 한 팀원을 개별적으로 불러서 이렇게 물어보세요. “저 일 하면서 필요한 게 있으면 언제든 물어봐도 돼, 알겠지?” 단 한 사람과의 진정한 소통이 시작되면, 그것이 팀 전체의 신뢰로 퍼져나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