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이 말을 안 들을 땐, 먼저 듣는 리더부터 시작하세요

조직에서 일한 지 얼마 안 되셨을 때, 팀원들이 자신의 말을 잘 따르지 않아 답답했던 경험이 있으신가요? 저도 강단에서 처음 리더십을 가르칠 때는 ‘명확한 지시’와 ‘체계적 관리’가 핵심이라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35년간 경영학을 강의하면서 만난 수천 명의 관리자, 그리고 직접 대학 부처장을 하며 체험한 현실은 정반대였습니다. 팀이 움직이지 않는 진짜 이유는 ‘리더가 듣지 않기 때문’입니다.

지시하는 리더에서 듣는 리더로

제가 경영대학원 학생들과 함께 진행한 조사가 있습니다. 500명 이상의 직장인을 대상으로 ‘좋은 리더의 특징’을 묻는 설문이었는데, 예상과 달랐습니다. 직급이 높을수록 ‘명확한 지시 능력’을 꼽았지만, 실제 일하는 팀원들은 ‘내 말을 들어주는 리더’를 최우선으로 뽑았습니다. 차이는 무려 71%에 달했습니다.

이건 이론이 아닙니다. 제가 직접 겪었습니다. 부처장이 되기 전 저는 회의에서 조교들의 의견을 거의 묻지 않았습니다. 시간이 아깝다고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그해 우리 부처는 중요한 사업 하나를 망쳤습니다. 사후 분석을 해보니, 조교 중 한 명이 이미 그 문제를 3주 전에 발견했지만 말할 기회를 기다리다가 포기했다는 겁니다. 결국 제 ‘듣지 않음’이 손실로 돌아왔습니다.

그날부터 저는 매주 금요일 오후 1시간을 ‘듣는 시간’으로 정했습니다. 누구나 올 수 있고, 제가 건넨 질문에 대해 솔직하게 답할 수 있는 자리였습니다. 처음 두 달은 거의 아무도 오지 않았습니다. 신뢰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 시간을 6개월간 유지하면서 변화가 생겼습니다. 4개월차부터는 매주 3~4명이 찾아오기 시작했고, 그들이 제기한 의견으로 부처 운영을 바꾼 게 5가지였습니다. 그 중 3가지는 실제 효율성을 20% 이상 높여주었습니다.

소통이 부족하면 팀은 ‘시키는 일’만 합니다

많은 관리자가 놓치는 부분입니다. 팀원이 동기부여가 안 된다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자신의 목소리가 닿지 않는다’는 무력감 때문입니다.

제 은퇴 동료 중 한 명은 35년을 같은 부처에서 보냈습니다. 그 사람은 “내가 제일 후회하는 게, 정년까지 수백 명의 조교와 신입을 거쳐갔는데 정말 알고 떠나간 사람이 몇 명이나 되냐는 거예요”라고 말했습니다. 역설적이지만, 그렇게 많은 인원을 ‘관리’했기에 누구도 ‘이해’받지 못했다는 뜻입니다.

조직 소통의 기본은 여기서 시작합니다. 팀원 한 명 한 명이 자신의 생각을 말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입니다. 저는 이를 ‘3단계 듣기’라고 부릅니다.

첫째는 정보로 듣기입니다. 보고를 받을 때 묵묵히 듣고 질문만 던지는 단계입니다. 둘째는 감정으로 듣기입니다. 상대가 정보 뒤에 숨긴 불안, 고민, 의견을 감지하는 것입니다. 셋째는 신뢰로 듣기입니다. “당신의 의견을 진심으로 존중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면서 듣는 겁니다.

실무에서 바로 써먹을 수 있는 방법

이 모든 게 좋은 말 같지만, 현장은 바쁘다는 걸 압니다. 그래서 제가 실제로 효과를 본 세 가지만 전해드립니다.

첫째, 주간 1대1 면담을 15분만 해도 됩니다. 길 필요 없습니다. 다만 정해진 시간, 정해진 요일에 꾸준히 하는 게 중요합니다. 저는 매주 화요일 오후 2시라고 정했고, 10년을 그렇게 했습니다. 팀원들은 “저 시간이면 들어줄 거다”라는 신뢰를 가지게 됩니다.

둘째, 말을 끝낼 때까지 기다리세요. 이건 정말 어렵습니다. 관리자는 빨리 결론을 내고 싶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사람은 끝까지 말할 수 있을 때만 마음을 열습니다. 저는 상대가 말을 멈출 때까지 3초를 더 기다리는 습관을 들였습니다.

셋째, 한 달에 한 번은 팀원의 의견으로 결정을 내려보세요. 이게 ‘듣기’의 완성입니다. 당신의 의견이 실제로 조직을 움직인다는 경험은 팀원의 충성도를 180도 바꿉니다.

제가 경영학을 35년간 가르쳤지만, 가장 중요한 법칙은 책에 없었습니다. 그건 현장에 있었고, 사람에게 있었습니다. 리더십이란 결국 ‘상대를 진심으로 이해하려는 의지’에서 시작된다는 것입니다.

오늘부터 시작할 한 가지를 제안합니다. 이번 주에 팀원 한 명을 따로 불러서, 15분 동안 “최근에 일하면서 가장 아쉬웠던 부분이 뭐야?”라고 묻고 끝까지 들어보세요. 그것으로 충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