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지난주에 팀원들에게 명확하게 지시했던 일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은 적이 있으신가요? 그럴 때 보통 뭐라고 생각하세요? ‘역량이 부족하네’, ‘열정이 없네’ 하고요. 저도 많이 그랬습니다.
35년을 경영학 교수로 지내며 기업을 자문해왔는데, 제가 놓쳤던 가장 큰 실수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조직 소통을 ‘일방적 지시’로만 생각했다는 겁니다. 은퇴 후 다양한 조직을 관찰하면서 깨달았어요. 팀이 움직이지 않는 이유는 말을 못 해서가 아니라, 제대로 ‘대화’하지 않아서입니다.
지시와 대화는 완전히 다릅니다
저는 강의실에서 30년을 “올바른 의사소통”을 가르쳤습니다. 교과서는 명확했어요. 목표를 분명히, 역할을 구체적으로, 마감일을 정확하게.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 않더군요.
서울의 중견기업 제조팀을 방문했을 때의 일입니다. 팀장이 저에게 불평했어요. “교수님, 저는 분명하게 지시합니다. 그런데 왜 자꾸 빗나갈까요?” 저는 그 팀장이 회의 중에 팀원과 나누는 대화를 지켜봤습니다. 15분 회의 동안 팀장은 말을 12분 했고, 팀원들은 3분 동안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질문은 한 번도 없었어요.
제가 물었습니다. “팀원들이 이 업무를 어떻게 이해했을 것 같으세요?” 팀장은 “음… 명확하게 설명했으니까 이해했겠지요”라고 답했어요. 그게 문제였습니다.
지시는 일방향이지만, 대화는 양방향입니다. 지시는 내가 원하는 것을 전달하는 것이고, 대화는 상대가 무엇을 이해했는지 확인하는 겁니다. 팀이 움직이지 않는 조직 대부분이 이 차이를 모릅니다.
대화로 바꾸면 달라지는 것들
은퇴 후 블로그를 시작했을 때, 저는 처음 한 달간 방문자가 하루 3명이었습니다. 그때 도움을 준 후배 교수가 지적했어요. “당신은 독자를 상대로 무언가를 ‘가르치려고’ 글을 쓰고 있습니다. 대화하세요.” 그 말이 저를 바꿨습니다.
그 이후 글 쓸 때 먼저 독자의 입장에서 생각했어요. 이 사람이 무엇에 답답해하고, 무엇을 묻고 싶을까. 그 질문에 답하듯이 썼습니다. 결과가 놀라웠습니다. 1년 뒤 월 방문자가 5천 명이 되었고, 지금은 월 수만 명이 찾습니다.
조직도 같습니다. 제가 만난 한 스타트업 팀장의 사례를 말씀드릴게요. 그분은 회의 시작을 다르게 했습니다. “이 프로젝트를 맡으면서 뭐가 제일 걱정되세요?”라고 물었어요. 그러면 팀원들이 실제 어려움을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일정이 부족한 사람, 기술 스택이 낯선 사람, 타 부서 협력이 필요한 사람. 다양한 목소리가 나왔죠.
지시였다면 “3주 안에 끝내세요. 기술은 OOO로 합니다”였을 겁니다. 하지만 대화였기에 팀장은 진짜 장애물을 알 수 있었고, 그에 맞춰 지원할 수 있었습니다. 결과적으로 그 팀은 기한보다 5일 앞서 끝냈다고 합니다.
내일부터 시작할 수 있는 세 가지
제가 35년 동안 배운 것, 그리고 은퇴 후 재확인한 것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첫째, 팀원의 의견을 먼저 묻는 것입니다. “이 업무를 어떻게 하면 좋을까?”라고 물어보세요. 당신의 생각을 먼저 내놓으면 팀원들은 그저 고개만 끄덕입니다. 하지만 먼저 질문하면 팀원들이 생각을 쏟아냅니다. 그 과정 자체가 이미 팀원을 업무에 몰입시킵니다.
둘째, 이해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내 설명이 명확했나요?”라고 물으세요. 이것만으로도 팀원들은 불명확한 부분을 말할 기회를 얻습니다. 저는 이 한 가지 습관으로 조직 내 오류가 30% 줄었다는 보고를 여러 번 받았습니다.
셋째, 팀원이 마주친 어려움을 함께 풀어보는 것입니다. 일이 꼬였을 때 “왜 이렇게 했어?”가 아니라 “뭐가 문제였어?”라고 물으세요. 그럼 팀원은 방어적이 되지 않고 솔직해집니다.
이 세 가지는 특별한 역량이 아닙니다. 단지 상대를 존중하는 마음으로 조직 소통을 다시 정의하는 것일 뿐입니다.
제 블로그 독자들이 이 방법을 써보고 보낸 댓글들을 보면, 많은 팀장들이 같은 경험을 합니다. “팀원들이 스스로 움직이기 시작했어요”, “회의가 더 길어졌는데 오히려 일이 빨라졌어요”라는 식의 피드백들입니다.
오늘부터 시작해보세요. 내일 첫 회의에서 팀원에게 “너희 생각은 뭐야?”라고 먼저 물어보세요. 그것이 제가 제안하는 오늘의 실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