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당신의 팀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지 않습니까? 분명히 지시했는데 다르게 이해하고, 회의에서는 다들 고개를 끄덕이더니 일주일 뒤 결과물은 엉뚱한 방향으로 나옵니다. 35년을 경영학 교수로, 그 뒤 조직 컨설팅으로 보낸 저도 초반에는 이것이 ‘부하직원의 역량 문제’라고 생각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정반대였습니다. 문제는 항상 리더의 소통 방식에 있었습니다.
같은 말을 들어도 다르게 이해하는 이유
우리는 착각합니다. 말이 전달되면 이해도 함께 간다고요.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30년차 때의 경험입니다. 제가 이끌던 경영대학 학사위원회에서 ‘교육 혁신 위원회’를 신설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저는 회의에서 “보다 창의적이고 현실 중심의 커리큘럼을 만드는 데 중점을 두겠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명확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3개월 뒤 결과를 보니 완전히 달랐습니다. 한 팀은 기술 중심의 신규 과목 개발을 했고, 다른 팀은 학생 선택 과목을 대폭 늘렸고, 또 다른 팀은 산학 협력 프로젝트에 집중했습니다.
같은 말을 들었는데 왜 이랬을까요? 제 말 속에 ‘창의적’이 무엇인지, ‘현실 중심’이 누구의 현실인지가 정의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각자 자신이 이해한 대로 해석하고 움직인 것입니다. 이것이 조직 소통의 첫 번째 함정입니다.
리더가 자주 하는 3가지 실수
첫째, 추상적으로 말한다는 겁니다. “좋은 성과를 내세요”, “더 주도적으로 일하세요”, “팀워크를 강화하세요” 같은 표현들이요. 이 말들을 받는 팀원 입장에서는 답답합니다. ‘좋은 성과’가 매출인지 만족도인지, ‘주도적’이 무엇을 어디까지 하는 것인지 모르거든요.
제가 배운 교훈은 단순했습니다. 지시할 때는 ‘누가’, ‘언제까지’, ‘어떤 상태로’가 명확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마케팅팀은 이번 달 31일까지 신제품 홍보 전략서를 제출하되, A4 3장 분량에 목표 고객층, 채널, 예상 효과가 포함되어야 합니다”라는 식이어야 합니다.
둘째, 일방적으로 말하고 끝낸다는 겁니다. 회의에서 제 의견을 말한 뒤 “질문 있습니까?”라고 물었지만, 사람들은 그 자리에서 모르는 척하고 떠납니다. 조직 문화가 그렇게 형성되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교수직을 내려놓고 블로그 독자들과 소통하면서 깨달은 것은, 상대가 진짜 이해했는지 확인하려면 상대가 ‘자기 말로 설명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한 번은 팀장을 만났을 때 “내가 방금 말한 내용을 당신 팀의 상황으로 다시 설명해 주시겠습니까?”라고 물었습니다. 그 팀장이 설명하는 와중에 “아, 내가 빠뜨린 부분이 있네요”라는 반응이 나왔습니다. 그것이 진정한 소통의 순간입니다.
셋째, 감정과 상황을 분리하지 못한다는 겁니다. 제가 화난 날에는 같은 실수도 야단치는 수위가 달랐습니다. 팀원들은 헷갈렸습니다. 어떤 수준의 실수가 어느 정도 책망받을 일인지요.
팀 관리에서 가장 성숙한 리더는 본인의 감정 상태와 상관없이 일관된 기준과 따뜻한 톤으로 말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저는 회의실에 들어가기 전에 3초간 호흡하는 습관을 들였습니다. 그 짧은 시간이 제 감정을 정리하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지금부터 실천할 수 있는 변화
소통을 바꾸는 일은 크지 않습니다. 이번 주 업무 지시부터 시작하면 됩니다.
제가 추천하는 방식은 이렇습니다. 지시를 할 때 구체적인 ‘결과물의 형태’를 먼저 그려주세요. “보고서를 작성해주세요”가 아니라 “A4 5장 분량의 보고서를 목차, 현황, 문제점, 개선안, 기대효과로 구성해서 제출해주세요”라고요. 그리고 반드시 상대방이 되풀이하도록 하세요. 그것이 진정한 리더십의 시작입니다.
저는 은퇴 후 이 작은 습관이 얼마나 강력한지 깨달았습니다. 블로그를 시작할 때도 저는 독자들을 가르치려 하지 않고, ‘이해되도록’ 쓰려고 노력했습니다. 처음 하루 3명의 방문자가 월 수만 명으로 늘어난 것은 기술이 아니라 소통의 원칙을 지킨 까닭입니다.
당신의 팀이 제 팀처럼 흩어져 보인다면, 먼저 당신의 말을 점검해보시기 바랍니다. 오늘 하루는 팀원에게 지시를 할 때 마지막에 “혹시 다시 한 번 설명해 줄 수 있을까요?”라고 물어보세요. 그 한 마디가 당신의 조직 소통을 바꾸는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