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이 말을 안 듣는다고 느낄 때, 먼저 확인해야 할 것

“교수님, 우리 팀이 지시를 따르지 않아요. 정확하게 말했는데도요.”

은퇴 후 후배 교수들과 커피를 마실 때 나오는 단골 고민입니다. 조직을 오래 이끈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은 느끼는 막막함이죠. 그런데 제가 35년간 가르치고 관찰한 결과는 의외로 단순했습니다. 팀이 말을 안 듣는 것처럼 보일 때, 사실은 리더의 조직 소통이 팀원의 현실과 맞지 않았던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었습니다. 오늘은 이 부분을 솔직하게 나누고 싶습니다.

지시와 이해는 다른 일입니다

제 강의실로 돌아가 봅시다. 1980년대, 저는 매우 명확한 강의 계획안을 작성했습니다. 학생들도 그 내용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시험 결과는 제 기대와 달랐습니다. 그제야 깨달았어요. “제가 설명한 것”과 “학생들이 이해한 것”이 완전히 달랐다는 것 말입니다.

조직도 마찬가지입니다. 리더가 “이렇게 해야 해”라고 말하는 것과 팀원이 그것을 실제로 이해하는 것은 완전히 다릅니다. 특히 그 지시 속에 숨어있는 왜(Why)를 전달하지 못하면, 팀원들은 단순히 시키는 일을 하는 사람이 되어버립니다. 그들의 자발성과 창의성은 사라지고, 복종만 남는 거죠.

제가 관리하던 대학원 프로젝트에서 경험한 사례가 있습니다. 어느 해, 학생들에게 “논문 구성은 반드시 이런 순서로 해야 한다”고 단호하게 지시했습니다. 결과는 참담했어요. 학생들은 형식만 맞추고 실질적인 사고는 포기해버렸습니다. 다음 해, 저는 순서를 정한 이유를 먼저 설명했습니다. “독자가 이 순서로 읽을 때 논리적으로 가장 효과적이기 때문이다”라고요. 그러자 학생들은 그 원리를 이해하고 자기 주제에 맞게 창의적으로 변형하기 시작했습니다.

팀원의 실제 상황을 아는 것부터 시작하세요

여기서 중요한 전환점이 있습니다. 리더가 알아야 할 것은 팀의 “역량”이 아니라 팀의 “현재 상황”입니다.

제 블로그 초반 이야기를 해볼까요. 처음 3년간 하루에 방문자가 3명 정도였습니다. 답답했죠. 하지만 그 와중에 저는 한 가지를 계속했는데, 댓글 하나하나에 답변하는 일이었습니다. 처음엔 “왜 이런 글을 쓰지?”라는 의도 모를 지적도 있었어요. 저는 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봤습니다. 그분은 제 글이 아니라 자신의 필요를 채워줄 무언가를 찾고 있었던 거예요.

조직도 동일합니다. 팀원이 “지시를 따르지 않는 것처럼 보일 때”, 대부분의 리더는 지시를 더 명확하게 반복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먼저 물어봐야 합니다.

  • 이 팀원은 지금 무엇이 가장 바쁜가?
  • 이 지시를 실행하기 위해 누가 필요한가?
  • 지난 번 비슷한 작업에서 무엇이 막혔나?
  • 이 사람은 이 일을 왜 해야 하는지 진짜 이해하고 있나?
  • 이 질문들의 답을 알고 나서야, 여러분의 지시는 “명령”이 아닌 “함께하는 작업”으로 변합니다.

    신뢰는 투명성에서 시작됩니다

    경영학을 35년 가르치면서 제가 본 가장 성공적인 팀들의 공통점은 한 가지였습니다. 리더가 팀 앞에서 “모른다”고 말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제가 어느 교수 회의에서였는지 기억이 정확하지 않지만, 한 번은 교무위원장이 학생 민원에 대해 “이 부분은 솔직히 저도 판단이 서지 않습니다. 함께 생각해봅시다”라고 말했습니다. 그 순간, 방의 분위기가 바뀌었어요. 모두가 문제 해결자가 되었고, 위계적인 긴장감은 사라졌습니다.

    조직 소통의 핵심은 완벽함이 아니라 투명성입니다. 팀원이 리더의 진정성을 느낄 때, 그제야 그들은 단순한 지시자가 아닌 함께 갈 사람으로 리더를 봅니다. 그들의 협력은 자발적이 되고, 창의적이 됩니다.

    제가 블로그를 통해 배운 것도 여기입니다. 처음엔 “전문가다운” 글을 쓰려고 했어요. 35년 경험의 무게를 드러내고 싶었거든요. 하지만 읽어주신 분들은 그게 아니라 제 실패담과 시행착오를 원했습니다. 그것이 훨씬 더 믿을 만했기 때문이죠.

    오늘 바로 할 수 있는 한 가지

    이 글을 읽으신 여러분이 리더라면, 내일 팀 미팅에서 이것을 해보세요.

    지시를 전달하기 전에, 먼저 팀원 한 명을 불러 “이거 어떻게 생각해?”라고 물어보세요. 그 사람의 대답을 끝까지 듣고, 그 속에서 본인이 놓친 부분이 무엇인지 찾아보세요.

    그것이 바로 조직 소통의 시작입니다. 지시가 아니라 이해에서, 명령이 아니라 대화에서 시작하는 리더십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