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에서 일하다 보면 이런 상황을 자주 마주치게 됩니다. 팀장이 회의 시간 대부분을 차지하고, 부하직원들은 고개만 끄덕이며 앉아있는 모습 말입니다. 혹시 당신도 그렇게 하고 계신 건 아닐까요? 저도 처음에는 그랬습니다. 경영학 교수 시절 제가 배운 리더십 이론은 주로 ‘비전을 어떻게 제시할 것인가’, ‘명확한 지시를 어떻게 내릴 것인가’에 집중했습니다. 하지만 35년의 현장 경험과 은퇴 후 3년간 수천 명과 나눈 이야기들이 증명한 것은, 조직 소통의 핵심은 정반대 방향에 있다는 것입니다. 바로 ‘얼마나 잘 듣는가’입니다.
말이 많은 리더는 왜 신뢰를 잃을까
제 팀 관리 초기 10년만 해도 저는 회의 때마다 주도권을 놓치지 않았습니다. 팀원들이 의견을 제시하기 전에 먼저 방향을 제시했고, 그들이 질문하기 전에 답변을 준비했습니다. 효율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다 깨달았습니다. 5년 후 우리 팀의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현저히 줄어들었다는 것을요.
당시 저는 팀원들을 대상으로 간단한 설문을 했습니다. “팀장에게 새 아이디어를 제시할 때 기분이 어떠한가?”라는 질문이었습니다. 놀랍게도 응답자의 63%가 ‘일단 팀장의 말을 먼저 들어야 하는 부담감을 느낀다’고 답했습니다. 그제야 제가 진짜 문제를 만들고 있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리더가 많이 말할수록 팀원들은 더 작아지는 것입니다.
조직 소통의 역설은 여기에 있습니다. 리더가 말을 많이 할수록 팀원들은 자신의 생각을 단축하고, 그 결과 리더도 팀의 진정한 목소리를 듣지 못하게 되는 것이죠. 악순환입니다.
경청이 실제로 성과로 이어진 사례
방향을 바꾼 것은 그 다음해였습니다. 회의 시작 20분을 전적으로 팀원들의 의견 청취 시간으로 정했습니다. 저는 말하지 않고, 묻고, 들었습니다. 그냥 들었습니다. 판단도, 즉각적인 평가도 하지 않았습니다. 단지 경청했습니다.
3개월 후 변화가 눈에 띄었습니다. 회의에 제시되는 아이디어의 수가 2배 이상 증가했고, 무엇보다 팀원들의 참여도가 달라졌습니다. 그들이 자신의 생각을 가치 있게 느끼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 해 우리 팀의 성과는 전년 대비 34% 증가했습니다. 단순히 말을 덜 함으로써요.
더 중요한 것은 인사이동 신청 건수였습니다. 이전 5년간 우리 팀을 떠나려는 사람이 매년 2~3명씩 있었는데, 경청 문화를 도입한 그 해부터는 자발적 이동 신청자가 거의 없었습니다. 사람들은 자신이 들려질 때 조직에 남습니다. 이것이 제가 배운 가장 큰 교훈입니다.
경청 리더십을 실천하는 구체적인 방법
아마 당신은 이제 이렇게 생각할 겁니다. “알겠습니다, 그럼 어떻게 하죠?” 제가 실제로 했던 방법들을 나눔하겠습니다.
첫째, 회의 시간을 의도적으로 ‘질문 시간’으로 재설계하는 것입니다. 저는 매주 팀 회의 60분 중 처음 25분을 질문만 하는 시간으로 정했습니다. 팀장인 제가 질문하고, 나머지는 들었습니다. 간단하지만 매우 효과적입니다.
둘째, 1:1 면담에서 ‘더 묻기’를 연습하는 것입니다. 팀원이 의견을 말했을 때, 즉시 반박하거나 피드백을 주는 대신 “그렇군요, 그렇게 생각하신 이유가 뭔가요?”라고 추가 질문을 하세요. 사람들은 자신의 생각이 충분히 이해받았다고 느낄 때 마음을 열게 됩니다.
셋째, 침묵을 견디는 연습입니다. 팀원이 말을 끝낸 후 바로 대답하지 마세요. 2~3초의 침묵을 의도적으로 만드세요. 대부분의 경우 그 침묵 속에서 더 깊은 이야기가 나옵니다. 제가 이것을 터득하는 데만 6개월이 걸렸습니다.
넷째, 직급이 낮은 팀원의 의견을 먼저 청취하는 것입니다. 회의에서 순서대로 의견을 내도록 하되, 신입부터 시작하세요. 높은 직급이 먼저 말하면 낮은 직급은 자동으로 따라갑니다. 역순으로 진행하면 모두가 독립적인 생각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소통 개선은 리더의 선택이다
은퇴 후 블로그를 통해 3년간 수많은 팀장님들을 만났습니다. 조직 소통이 어렵다고 호소하는 분들이 정말 많습니다. 하지만 제가 명확하게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소통 문제의 대부분은 리더가 만드는 것이라는 점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리더가 바꿀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당신이 지금 조직 내에서 리더 역할을 하고 있다면, 이것이 당신의 선택입니다. 계속 말하거나, 아니면 들을 것인지. 제 경험상 경청을 선택한 리더들의 팀은 항상 더 활기차고, 창의적이며, 충성도가 높습니다.
오늘부터 시작해보세요. 내일 있을 첫 번째 팀 회의에서 당신이 말하는 시간을 평소의 절반으로 줄이세요. 그 시간을 팀원들의 이야기를 듣는 데 사용하세요. 딱 하루 하나의 회의만 해도 변화가 시작될 것입니다. 제가 보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