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션장 바닥에서 시작된 이야기 — 샤멜 핏츠가 아닌, 캔디 통의 무명 시절
오디션이 끝난 뒤의 복도는 언제나 조용합니다. 방금 전까지 음악이 울리고 심사위원의 눈길이 쏟아졌던 공간에서 나온 뒤, 혼자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그 몇 초. 무슨 생각을 할까요. 캔디 통은 그 순간을 한 번이 아니라 수도 없이 겪었습니다. 오디션장마다 돌아오는 말은 비슷했습니다. “키가 너무 커요.” “뼈대가 굵어요.” 발레의 세계에서 이 말들은 정중한 거절이 아니라, 당신은 이 무대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선고에 가까웠습니다.
Dance Spirit에 실린 기사에서 캔디 통은 과거의 자신에게 편지를 씁니다. 그 편지 안에는 화려한 커리어의 연대기보다, 무너질 뻔했던 시간들이 먼저 나옵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태어나 샌프란시스코 발레 스쿨과 잉글리시 내셔널 발레 스쿨을 거쳤고, UC 어바인에서 무용 전공으로 학사 학위를 받은 사람. 그 이력만 보면 탄탄한 정도를 다 거쳐온 것처럼 보이지만, 정작 그 이력을 쌓는 과정은 거절의 연속이었습니다.
무대 바깥에서 버텨낸 시간

발레는 유독 몸의 규격을 따집니다. 어떤 예술 분야도 신체 조건을 전혀 무시할 수는 없지만, 발레는 그 기준이 유독 좁고 명확하며 오랫동안 좀처럼 바뀌지 않았습니다. 캔디 통이 오디션을 다니던 시절, 그 기준의 벽은 지금보다 훨씬 높았을 겁니다. “너무 크다”는 말, “뼈대가 굵다”는 말. 이 말들이 반복될수록 자기 자신에 대한 신뢰가 어떻게 되는지, 당사자가 아니라면 짐작하기 어렵습니다.
기사에서 그는 이렇게 씁니다. “그 말들이 당신의 자신감을 잠식하도록 내버려 두지 마세요.” 이 한 문장이 흥미로운 이유는, 그것이 훈계가 아니라 자신이 실제로 그 잠식을 경험했다는 고백이기 때문입니다. 당시 캔디 통은 뉴욕이라는 도시에서, 세계에서 가장 치열한 무용계 한복판에서, 자신이 어울리지 않는다는 말을 계속 들으며 버텨야 했습니다. 그 고립감은 단순한 외로움이 아니라, 자신이 선택한 길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에 가까웠을 것입니다.
저도 오래 학생들을 가르치다 보면 이런 사람들을 보았습니다. 잘못된 분야를 선택한 것이 아니라, 그 분야의 좁은 규격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스스로를 의심하기 시작하는 사람들을. 캔디 통의 경우, 그 규격은 몸의 크기였고, 그것은 노력으로 바꿀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었습니다.
버틴 것이 아니라, 다르게 읽기 시작한 것

전환점이라는 말은 종종 劇的인 사건처럼 묘사됩니다. 하지만 캔디 통의 경우, 그것은 어떤 결정적인 오디션 합격이나 특별한 조언이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그는 편지에서 이렇게 씁니다. “언젠가 당신은 그 특징들이 오히려 가장 큰 강점 중 하나라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그 인식의 전환이 정확히 언제 일어났는지 기사는 말해주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아마 한 순간이 아니라, 수년에 걸쳐 서서히 이루어진 변화였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변화의 증거가 바로 Complexions Contemporary Ballet입니다. 캔디 통은 2018년부터 2024년까지 이 컨템포러리 발레단에서 활동했습니다. 기사는 그의 춤을 이렇게 묘사합니다. “확장된 움직임과 아름답고 긴 선이 무대를 가득 채웠다.” 발레 오디션에서 불리한 조건으로 지목받던 바로 그것들 — 큰 키, 굵은 뼈대, 긴 팔다리 — 이 컨템포러리 무대에서는 무대를 가득 채우는 선이 되었습니다.
이것은 위로의 수사가 아닙니다. 구조적으로 보면, 클래식 발레는 특정 신체 비율을 전제로 설계된 움직임의 체계입니다. 그 체계 안에서 ‘맞지 않는다’는 판정을 받은 신체가, 다른 체계 안에서는 오히려 이상적인 조건이 될 수 있습니다. 캔디 통의 이야기는 그 체계의 차이를 몸으로 경험한 기록입니다. 문제는 그가 틀린 것이 아니라, 처음에 들어간 문이 그에게 맞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 문을 바꾸는 데는, 시간이 걸렸습니다. Complexions는 1994년에 설립된 단체이고, 캔디 통은 UC 어바인 졸업 후 상당한 시간이 흐른 뒤에야 그곳에 합류합니다. 그 사이에 어떤 오디션들이 있었는지, 어떤 거절들이 있었는지, 기사는 모두 담지 않습니다. 하지만 “계속해서 나는 이 틀에 맞지 않는다는 말을 들었다”는 문장은, 그 시간이 결코 짧지 않았음을 짐작하게 합니다.
거절이 쌓인 자리에서 발견한 것

캔디 통은 2024년 Complexions를 떠납니다. 그리고 거의 곧바로, 전혀 다른 세계로 걸어 들어갑니다. 아이슬란드 출신 싱어송라이터 로페이(Laufey)의 뮤직비디오에 출연했고, 인연이 이어져 그의 퍼스널 트레이너가 되었습니다. 이제 그는 로페이의 월드 투어에 동행하며, 또 다른 셀러브리티들과도 협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2025년에는 자신의 필라테스·근력 훈련 프로그램인 Candy Tong Movement를 창업했습니다.
이것은 단순한 ‘제2의 커리어’가 아닙니다. 기사에서 그는 이렇게 씁니다. “나는 당신이 그냥 댄서라고만 생각해왔다는 걸 알아요. 하지만 당신은 훨씬 더 많은 것이에요. 아직 발견하지 못한 재능들이 있어요.” 이 말은 무대에서 내려온 뒤에야 가능한 말입니다. 오랫동안 ‘발레리나’라는 단 하나의 정체성으로 자신을 규정하고, 그 정체성에서 계속 밀려나는 경험을 했기에 나올 수 있는 말입니다.
발레 오디션장에서 “당신은 이 규격에 맞지 않는다”는 말을 들었을 때, 그는 그 규격 자체를 바꾸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 대신, 자신이 실제로 할 수 있는 것들을 계속 쌓아갔습니다. 컨템포러리 무용, 모델링, 자신의 댄스웨어 라인, 그리고 트레이너. 이 목록들은 계획된 다각화가 아니라, 각 시기에 자신 앞에 놓인 것들을 진지하게 받아들인 결과처럼 보입니다.
훌륭한 예술은 결국 정교한 구조와 깊은 고뇌가 만나는 지점에 있다고 저는 믿어왔습니다. 캔디 통의 삶에서 그 구조는 무대의 틀이 아니라, 거절과 거절 사이에서도 무너지지 않으려 한 자기 자신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고뇌가 누적된 끝에, 그는 결국 발레 규격이 정의하지 못했던 자신만의 선을 그렸습니다.
무명의 시간이 가르쳐주는 것은 재능의 유무가 아니라, 어떤 틀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스스로를 포기하지 않을 수 있는가의 문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