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실에서 당신의 지시를 듣고 나가는 팀원들의 표정을 본 적이 있으신가요? 고개는 끄덕이는데 뭔가 들어가지 않은 듯한 그런 표정 말입니다.
35년을 경영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그 이후 3년간 블로그를 통해 직장인들과 만나며 느낀 가장 흔한 고민이 바로 이것입니다. “리더십을 아무리 발휘해도 팀이 움직이지 않는다”는 하소연. 하지만 제 경험상 답은 간단했습니다. 팀이 말을 안 듣는 게 아니었습니다. 조직 소통 방식 자체가 잘못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오늘은 제가 강의실에서, 그리고 현장 컨설팅에서 만난 수백 명의 관리자들이 놓치고 있던 부분을 나누고 싶습니다.
당신은 말하고 있지만, 그들은 듣지 않고 있습니다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저는 대기업 3곳의 조직 개선 프로젝트에 참여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직원 200명을 인터뷰했을 때의 일입니다. 같은 질문을 했습니다. “당신의 리더가 지난달에 팀에 강조한 가장 중요한 목표가 무엇입니까?”
결과는 충격적이었습니다. 관리자들이 생각하는 ‘전달한 메시지’와 직원들이 ‘기억하는 메시지’의 일치율이 평균 38%였습니다. 즉, 10명 중 6명은 리더의 핵심 메시지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었던 겁니다.
문제는 관리자들이 말을 안 한 게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너무 많이 말했습니다. 일주일에 3~4번의 회의, 이메일, 메신저, 주간 보고… 쏟아지는 정보 속에서 정작 중요한 메시지는 파묻혀 있었습니다. 마치 신호등이 모두 켜져 있으면 어느 것도 눈에 띄지 않는 것처럼요.
조직 소통을 바꾼 ‘3회 반복 원칙’
제가 컨설팅을 진행했던 한 물류회사는 분기 목표를 직원들이 자꾸 잊었습니다. 회의에서 분명히 공지했는데도 한 달 뒤엔 잊혀 있었던 것입니다. 그 회사의 HR담당자와 함께 시작한 게 바로 ‘3회 반복 원칙’입니다.
첫 번째 전달: 공식적인 회의나 발표에서 선언합니다. 이때는 “왜”를 설명합니다. 단순한 지시가 아니라 그것이 필요한 배경을 말씀드립니다.
두 번째 전달: 일주일 후 팀 단위의 작은 미팅에서 다시 한 번 설명합니다. 이번엔 “어떻게”에 초점을 맞춥니다. 구체적인 실행 방안과 각자의 역할을 명확히 합니다.
세 번째 전달: 두 번째로부터 일주일 뒤, 개별 면담에서 그 사람의 입장에서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말씀드립니다.
이렇게 한 회사의 핵심 과제 숙지율은 6개월 뒤 73%까지 올라갔습니다. 처음엔 비효율적이라고 느낄 수 있지만, 실제로는 잘못된 실행으로 인한 재작업을 줄이는 더 큰 효율성을 만들었습니다.
침묵하는 팀원에게서 나오는 신호
제 강의실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 중 하나는 학생들이 “교수님, 말씀하실 때 뭔가 이상하면 어떻게 알아요?”라고 물었을 때입니다.
그때 제가 배운 것은 팀의 침묵이 동의라고 착각하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침묵은 이해, 동의, 무관심, 불안감, 혹은 포기를 모두 의미할 수 있습니다.
리더십에서 가장 중요한 스킬은 이 침묵 뒤의 목소리를 들어내는 것입니다. 회의 후 “혹시 의견이나 우려사항이 있나요?”라는 질문은 효과가 없습니다. 대신 팀을 작은 그룹으로 나눠 “이 방법으로 하는 데 어려운 점이 있을까?” 또는 “만약 이렇게 하면 어떤 문제가 생길까?”라고 물으세요.
직접적인 질문의 형태로 물으면 훨씬 더 솔직한 피드백이 나옵니다. 제가 경영학과를 32년 운영하며 배운 가장 확실한 사실은, 팀의 저항은 리더를 공격하려는 게 아니라 더 나은 방법을 찾으려는 신호라는 것입니다.
시작은 작게, 확신을 갖고
지금 읽으시는 분 중에 “이 방법들이 좋은 건 알겠는데, 우리 회사는 너무 바빠요”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있을 겁니다. 저도 알고 있습니다. 그 바쁜 와중에도 제대로 된 조직 소통은 가능합니다.
은퇴 후 제 블로그 첫 포스팅을 쓸 때 방문자는 하루 3명이었습니다. 3년 뒤 월 수만 명을 만난 이유는 매일 조금씩, 꾸준히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당신의 팀도 마찬가지입니다.
내일 팀 회의에서 한 가지만 해보세요. 가장 중요한 메시지 하나를 정한 뒤, 회의 시작 때와 끝날 때 두 번 말씀드리세요. 그리고 “이게 명확한가요?”라고 물어보세요. 이것이 진정한 리더십의 시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