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팀원들은 왜 제 지시를 따르지 않을까요?”
이 질문을 받은 지가 몇십 년입니다. 경영학과 교수실을 찾아온 관리자들, 이메일로 조언을 청하는 임원들, 은퇴 후 만난 후배 교수들까지. 처음엔 조직도를 그려주고 커뮤니케이션 기법을 설명해 주곤 했습니다. 하지만 3년 전 블로그를 시작하면서 현실을 마주했습니다. 제 글을 읽는 독자들이 남긴 댓글을 보며 알게 된 것 말입니다.
우리가 팀 관리에서 실패하는 이유는 의외로 단순합니다. 조직 소통이 일방통행이기 때문입니다.
당신은 정말 팀원의 말을 듣고 있습니까
저는 35년간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쳤습니다. 첫 10년간 저는 강의 잘하는 교수가 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파워포인트 슬라이드를 화려하게 꾸미고, 사례를 재미있게 전달하고, 목소리 톤도 신경 썼습니다. 강의평가는 평균 4.2점이었습니다. 나쁘지 않은 성적이었죠.
하지만 20년차에 접어들면서 변화를 시도했습니다. 일방적으로 설명하는 시간을 50%로 줄였습니다. 대신 학생들에게 질문했습니다. “이 경영 사례에서 당신이라면 뭘 했겠습니까?” “지금까지의 경험에서 이런 상황이 있었나요?” 학생들이 먼저 생각하고 말하도록 했습니다.
그 학기 강의평가는 4.6점이 됐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졸업 후 15년이 지나 찾아온 제자들이었습니다. “교수님 강의가 저한테 가장 도움이 됐어요”라는 말을 몇십 번 들었습니다. 제가 잘 말해서가 아니라, 그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표현할 기회를 줬기 때문이었습니다.
리더십에서 말하기는 20%, 듣기는 80%입니다. 이건 슬로건이 아니라 제가 확인한 현실입니다.
팀원이 입을 닫는 순간부터 조직은 병들기 시작합니다
제가 블로그를 운영하며 받은 댓글 중 가장 많은 내용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제 의견을 말하면 무시당한다”, “말했다가 따지이므로 차라리 조용하다”, “어차피 상사가 정한 대로 할 것 같다”.
한 독자는 구체적으로 이렇게 썼습니다. “월요일 회의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했는데, 팀장이 ‘좋긴 한데 우선순위가 아니다’고 한 마디로 끝냈어요. 그 이후로 저는 입을 닫았습니다.”
이것이 바로 조직 소통이 일방통행으로 변하는 순간입니다.
제가 경영학 강의실에서 실제로 본 데이터도 있습니다. 한 대형 제조업체의 인사평가 분석을 연구했을 때, 팀원들의 제안을 진지하게 검토하는 팀의 생산성은 그렇지 않은 팀의 1.3배에 달했습니다. 더 중요한 건 이직률이었습니다. 상사가 자신의 말을 듣는다고 느낀 팀원들의 이직률은 연 8%였고, 그렇지 않은 팀은 22%였습니다.
돈으로 환산하면 어떻게 될까요? 한 명의 직원을 채용하고 교육하는 데 드는 비용이 연봉의 50~200%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직률 14%의 차이는 그 조직에 엄청난 손실입니다.
내일부터 할 수 있는 한 가지, 체크인 시간(Check-in Time)
이론만 말씀드린다면 저도 모르는 이야기를 전하는 겁니다. 그래서 제안하는 것이 ‘체크인 시간’입니다.
은퇴하기 전, 제가 근무하던 대학 경영학과는 꽤 큰 조직이었습니다. 교수 20명, 직원 8명, 학생 400명 이상. 제가 학과장이 되었을 때 처음 한 일은 매주 금요일 오후 2시를 ‘열린 시간’으로 정하는 것이었습니다. 누구든 제 사무실을 찾아와 15분간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처음 두 달간은 아무도 안 왔습니다. 신뢰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6개월이 지나자 변화가 생겼습니다. 한 교수가 강의 방식 개선에 대해 제안했고, 직원이 행정 절차 문제를 말했고, 학과 전체의 분위기가 조금씩 열리기 시작했습니다.
그 시간에 제가 한 일은 단 하나입니다. 진심으로 들었습니다. 반박하지 않았고, 평가하지 않았고, 자신의 의견을 먼저 내지 않았습니다.
당신의 팀도 할 수 있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 30분. 팀원들과 함께 앉아서 “요즘 어떤가요?”, “일하면서 어려운 게 있나요?”, “더 나아질 수 있는 게 있으면 말해 봐요”라고 묻는 것입니다. 처음엔 어색할 겁니다. 하지만 3개월, 6개월이 지나면 팀이 달라집니다.
이것이 리더십입니다. 크지 않습니다. 화려하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효과적입니다.
제가 은퇴 후 3년간 블로그를 운영하며 배운 가장 큰 교훈도 같은 맥락입니다. 처음 댓글을 받았을 때 제 글을 옹호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댓글을 읽었습니다. 그들의 상황을 이해하려 했습니다. 그 결과 독자와의 신뢰가 쌓였고, 월 수만 명이 방문하는 블로그가 됐습니다.
오늘 하루가 마무리될 때쯤, 팀원 한 명에게 이렇게 물어보세요. “요즘 일하면서 뭐가 제일 힘든가요?” 그리고 진심으로 들어보세요. 답변하지 말고, 반박하지 말고, 단지 들으세요. 그것이 내일 시작할 변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