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이 자발적으로 움직이는 조직, 어떻게 만들까

회사에 다니면서 한 번쯤은 이런 경험 하셨을 겁니다. 상사가 지시한 업무는 시간이 걸리고, 자기 판단으로 하는 일은 빠르고 잘 된다는 생각 말이에요. 왜 그럴까요? 답은 간단합니다. 자발성이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입니다.

대학에서 경영학을 가르치던 초반에는 리더십을 “목표 달성을 위해 팀원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능력”으로 정의했습니다. 그런데 35년을 보내며 깨달은 건 좀 달랐습니다. 진정한 리더십은 영향력이 아니라 신뢰였습니다. 그리고 신뢰는 조직 소통에서 비롯됩니다.

지시가 아닌 ‘맥락’ 공유하기

20년 차쯤이었을 겁니다. 한 학생이 인턴십 경험을 얘기해줬습니다. 회장이 경영진을 소집해 회사 재정 상황을 낱낱이 설명했다고 했어요. 이익률이 하락했고, 앞으로 3년이 고비라는 내용이었습니다. 그 자리에는 과장급 매니저들도 함께였습니다. 그 다음부터 뭔가 바뀌었다고 했습니다. 사람들이 자기 일에 더 신경 썼다는 거였어요.

놀랐습니다. 특별한 지시가 없었는데 말입니다.

제가 그 학생에게 물었습니다. “그럼 회장이 뭘 지시했어?” 그러자 학생이 웃으며 답했어요. “아무것도 안 했습니다. 다만 상황을 알려줬어요.”

이게 바로 조직 소통의 본질입니다. “실적을 올려야 한다”고 강압하는 것과 “우리가 지금 어떤 상황인지, 왜 이 일이 중요한지” 솔직하게 나누는 것은 완전히 다릅니다. 전자는 팀원을 일꾼 취급하는 것이고, 후자는 함께하는 동료로 대우하는 것입니다.

저도 처음엔 실수했습니다. 조직관리 강의를 할 때 “상향식 의사결정 모형” 같은 이론만 가르쳤거든요. 그런데 교수실에서 실제 관리자들을 만나보니 다 알고 있었습니다. 문제는 아는 것이 아니라 실행하지 못한다는 거였습니다.

한 달에 한 번, 솔직한 자리 마련하기

제 블로그를 3년 전에 시작했을 때는 정말 외로웠습니다. 하루 방문자가 3명이었거든요. 그래도 꾸준히 써갔어요. 왜냐하면 제가 50년을 일하며 배운 것들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거라 믿었기 때문입니다.

1년 반쯤 지나서 월 독자가 천 명을 넘었어요. 그 시점에서 깨달은 게 있습니다. 사람은 정보가 아니라 신뢰할 수 있는 목소리에 끌린다는 것입니다.

이를 팀 관리에 적용해봤으면 합니다.

제가 권하는 방식은 이렇습니다. 한 달에 한 번, 정해진 날 팀원들과 자리를 만드세요. 회의실이 아니어야 합니다. 편한 공간이어야 해요. 거기서 상황을 나누세요. 이번 달 매출이 목표 대비 몇 %인지, 어떤 프로젝트가 진행 중인지, 앞으로 어떤 도전이 예상되는지 말입니다.

중요한 것은 숨기지 않는 겁니다. 문제도 함께 나누세요. “요청이 많아서 부서가 힘들 수 있습니다”라고 미리 알려두면, 팀원들이 자기 역할을 더 주도적으로 계획할 수 있습니다.

제 경험상 이렇게 하면 놀라운 일이 생깁니다. 팀원들이 스스로 방법을 찾기 시작합니다. “이러면 더 빠를 것 같은데요?” 이런 식으로요. 리더십이란 이런 거였습니다. 지시가 아니라 팀의 지혜를 끌어내는 것입니다.

작은 실패를 함께 나누기

30년쯤 교수로 일할 때, 새로운 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했다가 망한 적이 있습니다. 학생 반응이 차가웠거든요. 저는 팀 전체를 모아 솔직하게 얘기했습니다. “제 판단이 틀렸습니다. 어디가 잘못됐는지 함께 찾아봅시다.”

그 일 이후로 뭔가 분위기가 바뀌었어요. 팀원들이 더 편하게 의견을 냈습니다. “교수님,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라고 말이에요.

조직에서 가장 독이 되는 건 “완벽한 리더”라는 환상입니다. 리더가 실수하지 않는다고 믿으면 팀원들은 방어적이 됩니다. 반대로 리더가 실패를 솔직하게 나누면 팀 전체가 배우고 성장합니다.

지금 월 수만 명이 제 블로그를 방문합니다. 처음 방문자 3명에서 만 배 이상 늘었어요. 그런데 이 수치보다 더 기쁜 건 댓글과 메시지입니다. “이 글이 제 일터를 바꿨습니다”라는 말들이 올 때가 있거든요.

조직 소통이 잘되는 팀은 외부에서 봐도 보입니다. 업무 효율뿐 아니라 직원들의 표정이 다릅니다.

오늘 하루 종료 후, 팀원 한 명과 따로 만나 이렇게 말씀해보세요. “이 프로젝트가 왜 중요한지 솔직하게 얘기해줄까?” 그리고 그들의 생각을 듣세요. 그것만으로도 무언가 시작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