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다닐 때 가장 많이 받던 상담이 뭔지 아세요? “우리 팀원들이 회의에서 의견을 안 냅니다”라는 호소였습니다. 관리자들은 항상 같은 문제로 고민했어요. 충성도 있는 직원들인데, 왜 자기 생각을 말하지 않을까 하면서요.
35년 동안 수백 명의 경영진을 가르쳤지만, 깨달은 게 하나 있습니다. 팀이 말을 안 하는 건 직원의 문제가 아니라 리더십의 신호라는 것입니다. 오늘은 제가 현장에서 직접 목격한 사례들을 바탕으로, 팀 소통이 막혔을 때 리더가 먼저 바꿔야 할 것들을 이야기하겠습니다.
침묵의 원인은 의견 부족이 아니다
어느 중견기업의 팀장이 저를 찾아왔습니다. “팀원 13명인데 회의 때마다 저랑 부팀장만 말합니다. 나머지는 조용해요.”
제가 그 팀의 회의에 참석했습니다. 팀장이 정말 말을 많이 했어요. 안건 설명, 의견 제시, 판단까지. 아, 이제 이해가 됐습니다.
회의 후 팀원 3명을 따로 만났어요. 한 팀원이 솔직하게 말했습니다. “팀장이 이미 답을 정해놓으신 것 같은데, 다른 얘기를 했다가 눈 밖에 날까봐요.”
직원들이 침묵하는 건 의견이 없어서가 아닙니다. 말했을 때의 결과를 두려워하기 때문입니다. 이걸 심리학에선 ‘심리적 안전감 부족’이라고 부릅니다.
저는 그 팀장에게 한 가지만 제안했어요. “다음 회의에서 먼저 질문으로 시작하고, 처음 나오는 의견에는 어떤 평가도 하지 마세요.”
3주 후 그 팀장이 다시 연락했습니다. “이제 팀원들이 주장을 제기합니다. 때로 저랑 다른 의견도 내요. 그런데 팀의 결정이 훨씬 낫습니다.”
조직 소통의 첫 번째 규칙: 리더가 덜 말하기
제 교수생활 마지막 10년, 저는 한 가지 실험을 했습니다. 학기 초에 수업 시간에 말하는 양을 의도적으로 줄였어요. 대신 학생들에게 더 많은 질문을 던졌습니다.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첫 학기엔 학생 발언 횟수가 그 전 해의 2배였어요. 두 번째 학기엔 3배가 됐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학생들의 최종 과제 수준이 눈에 띄게 올랐다는 것입니다.
리더가 덜 말할수록 팀은 더 생각하게 되고, 더 생각할수록 더 좋은 아이디어가 나옵니다.
팀 회의를 이끄는 관리자라면 오늘부터 이렇게 해보세요. 회의 시간의 30% 이상을 자신이 말하지 않기. 처음엔 어색할 겁니다. 침묵의 시간이 불편할 거예요. 하지만 팀원들은 그 공간을 자기 생각으로 채우기 시작합니다.
틀린 의견도 한 번은 들어주기
제 동료 교수 중에 정말 뛰어난 분이 있었어요. 논문도 많고, 학생들 평가도 좋았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습관이 있었어요. 학생이 틀린 답을 말하면 바로 지적했습니다.
“그건 잘못된 해석입니다. 맞는 건 이겁니다.”
그러다 보니 시간이 지날수록 학생들은 손을 들지 않았어요. 질문을 던져도 대답이 없었습니다.
저는 반대로 했습니다. 틀린 답이 나오면 먼저 “좋은 질문이네요” 또는 “그런 생각도 할 수 있겠군요”라고 인정한 뒤, “함께 생각해보면 어떨까요?”라고 물었어요.
조직 소통에서 가장 중요한 게 뭔지 아세요? 틀린 의견도 존중받는다는 경험입니다. 그럴 때 사람들은 더 이상 자기 생각을 숨기지 않습니다.
한 사람과의 1:1 대화가 팀 소통을 바꾼다
이론도 중요하지만, 현실은 다릅니다. 전체 회의에서는 말하지 않는 팀원도 있어요. 그럴 땐 개별 면담이 답입니다.
제가 컨설팅했던 한 회사에서는 팀장이 매주 팀원 1명씩 15분 커피 타임을 가졌어요. 정해진 안건은 없었고, 그냥 대화했습니다. 일 얘기도 하고, 일상 얘기도 했어요.
6개월 후 그 팀의 회의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조용하던 팀원들이 의견을 내기 시작했어요. 왜일까요? 리더가 자신을 개인으로 존중한다는 걸 느꼈기 때문입니다.
조직 소통은 전체에서 개인으로, 공식에서 비공식으로 갈 때 비로소 시작됩니다.
오늘 바로 시작할 한 가지
내일 회의가 있다면, 한 가지만 해보세요. 안건을 설명한 후 “너희 생각은 어떤가?”라고 묻고, 30초간 침묵을 견디기입니다. 그 침묵 속에서 누군가는 용기 내서 말할 것입니다. 그때 당신이 할 일은 단 하나입니다.
“좋은 의견 고마워요”
이 작은 문장이 조직 소통의 시작입니다. 35년을 돌아보니, 결국 리더십이란 거창한 비전이 아니라 이 정도 규칙 지키는 일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