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이 말을 안 듣는다고 느껴지십니까? 조직 소통의 역설

“과장이 자꾸 지시만 하고 우리 말을 안 들어요.” “팀원들이 왜 그렇게 수동적일까요?”

이런 한숨을 들을 때마다, 저는 35년간의 강의실에서 봤던 수백 개의 조직이 떠올랐습니다. 리더들은 자신이 충분히 소통한다고 믿고 있었습니다. 정기 회의도 하고, 메일도 보내고, 때론 ‘열린 문’ 정책까지 공언했습니다. 그런데 팀원들의 입장은 달랐습니다. 오늘은 현장에서 직접 배운 ‘실제 작동하는’ 조직 소통이 무엇인지 말씀드리겠습니다.

들었다는 착각이 소통을 죽입니다

제가 기업 컨설팅을 다닐 때 늘 하던 실험이 있습니다. 임원진에게 지난주 팀 미팅에서 나온 직원의 제안 3가지를 물어보는 것이었습니다. 대부분 하나도 기억하지 못했습니다. 심지어 그들은 “정중히 들었는데” 이렇게 말합니다.

실제로 들은 것과 기억한 것은 다릅니다. 더 정확히는, ‘응답’하지 않은 것은 ‘듣지 않은 것’과 같습니다.

제 과거 팀에 있던 과장급 리더는 매번 팀원 의견을 들은 후 자기 결론으로 마무리했습니다.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해야 할 일은…”—이 한 문장이 전체 대화를 무효화했습니다. 팀원들은 조용해졌습니다. 말해봐야 반영되지 않는다는 걸 배웠거든요.

그런데 같은 부서의 다른 리더는 달랐습니다. 의견을 듣고 그 자리에서 즉시 반응했습니다. “그 생각 좋은데, 어떻게 실행할 건데?” 또는 “그렇군. 우리가 왜 다르게 가는지 설명해 줄까?” 이 리더 팀은 자발적으로 의견을 제시하는 분위기가 완전히 달랐습니다.

진짜 소통은 응답 속도입니다

조직 소통의 비결이 뭘까 하다 깨달은 게 있습니다. 그건 응답입니다.

은퇴 후 블로그를 시작했을 때 첫 댓글을 받은 날이 아직도 기억합니다. 3년 가까이 하루 3명이 와서 조용히 갔습니다. 그런데 한 분이 댓글을 달아주셨습니다. 너무 기뻐서 그 날 바로 답글을 달았습니다. 그 댓글자가 다음주 또 왔습니다.

조직도 같습니다. 직원이 의견을 냈을 때 24시간 안에 반응하는 리더와 1주일 뒤에 반응하는 리더의 팀 분위기는 전혀 다릅니다. 응답 속도가 그 리더가 상대방을 ‘존재’로 보는지, 아니면 ‘업무 단위’로 보는지를 말해줍니다.

제가 본 가장 효과적인 팀은 이렇게 했습니다. 매주 금요일 15분짜리 ‘응답 시간’을 정했습니다. 그 동안 지난주 제안들에 대해 구체적으로 피드백했습니다. “반영됨”, “검토 중”, “왜 안 되는지” 이렇게 상태를 명확히 했습니다. 단 15분이지만, 팀원들은 자신의 목소리가 닿는다는 걸 느꼈습니다.

일방통행 지시는 이미 낡은 관리법입니다

제가 은퇴 후 가장 놀랐던 건 여전히 수직적 명령 구조의 회사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30대 중반의 팀장들도 상사처럼 지시만 하고 물어보지 않더군요.

그런데 요즘 유능한 인재들은 다릅니다. 그들은 왜 그걸 해야 하는지, 그 일이 어떤 의미인지 알고 싶어 합니다. 일방통행 지시는 이제 ‘반항’을 만듭니다.

제 경험상 가장 효과적인 리더십은 이랬습니다.

“이런 목표가 있어요. 어떻게 하면 될까요?”

명령이 아닙니다. 함께 풀어야 할 문제로 제시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팀원들은 피동적 실행자가 아닌 문제 해결자가 됩니다. 책임감도, 창의성도, 몰입도 달라집니다.

제 정년 마지막 해 팀은 신입 3명을 포함해 가장 어린 구성이었습니다. 저는 분기마다 전략 회의 때 “우리 조직의 가장 큰 문제가 뭘까?”라고 물었습니다. 신입들도 편하게 말했습니다. 그들이 제시한 아이디어 중 3개가 실제로 실행되었습니다. 회사 방문객이 그걸 봤을 때 신입들의 제안이라는 걸 알고 놀라워했습니다.

오늘부터 시작할 한 가지

제 블로그를 읽어주시는 분들을 보면, 대부분 이미 문제를 인식하고 계십니다. “우리 팀이 말이 없어”라고 느끼는 것 자체가 변화의 시작입니다.

내일 아침, 팀원 한 명에게 이렇게 물어보십시오. “이번 프로젝트 진행할 때 가장 힘든 부분이 뭐야?” 그리고 그 날 중으로, 그 말에 응답하십시오. 짧아도 좋습니다. “그 부분이 어렵겠네. 생각해 볼게.”

단 이 하나로도 팀의 분위기가 조금씩 바뀝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