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팀원들이 자꾸 나와 다르게 일해요.”
어느 회사의 신임 팀장으로부터 받은 상담이 생각납니다. 그분은 분명 좋은 의도로 지시를 내렸는데, 팀원들이 자신의 기대만큼 움직이지 않는다며 답답해하셨습니다. 저는 가만히 묻고 싶었습니다. “혹시 그 지시가 정말로 당신이 생각하는 대로 전달되었을까요?”
35년을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여러 조직의 컨설팅을 하면서 깨달은 가장 중요한 조직 소통의 원칙이 바로 이것입니다. 대부분의 리더십 문제는 기술 부족이 아니라, 상대방이 정말 내 말을 ‘이해’하는지를 확인하지 않은 데서 비롯됩니다.
지시가 아니라 ‘확인’이 리더의 일입니다
제가 근무했던 대학의 학부장 시절 일입니다. 행정직원 12명이 있는 팀이었는데, 처음 1년은 지나가는 일들을 그저 지시하고 기대했습니다. “학사일정을 정리해두세요”, “교원 평가 자료를 준비하세요” 같은 식으로요. 결과는 예상대로였습니다. 같은 실수가 반복되고, 일의 품질이 들쭉날쭉했습니다.
큰 깨달음은 한 직원과의 대화에서 왔습니다. 제가 “학사일정 정리”를 지시했을 때, 그 직원이 물었습니다. “학사일정이라고 하시면… 강의 시작일부터 종강까지만 정리하는 건가요, 아니면 입시 일정도 포함하는 건가요?”
그 순간 제 지시가 얼마나 모호했는지 깨달았습니다. 조직 소통의 첫 번째 실패는 바로 여기입니다. 상대가 내 말을 받아들였다고 해서, 내 의도대로 이해했다고 가정하는 것이죠.
그 이후 저는 원칙을 바꿨습니다. 모든 지시 후에 “다시 한 번 정리해서 말씀해주시겠어요?”라고 물었습니다. 처음엔 어색했지만, 3개월이 지나자 일의 오류율이 30% 줄었습니다. 단순한 확인 하나가 그 정도의 차이를 만들었습니다.
팀원이 ‘왜’ 그렇게 했는지를 먼저 듣습니다
요즘 유명한 경영학 개념으로 “심리적 안전감”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팀원들이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고, 질문할 수 있는 환경 말입니다. 저는 이걸 30년 전에 직접 깨달았는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팀 관리에서 “지시 후 반박”이 아닌 “이해 후 경청”을 먼저하는 것입니다.
구체적인 사례를 들겠습니다. 어느 직원이 제 지시와 다르게 결과물을 제출했습니다. 전임 학부장이라면 “내가 이렇게 말했는데 왜 이렇게 했어?”라고 물었을 겁니다. 저는 다르게 했습니다.
“이렇게 해주셨군요. 혹시 이렇게 진행하신 특별한 이유가 있으셨어요?”
직원의 답변은 저를 놀라게 했습니다. “학부장님, 제가 업무 담당하기 전에 이 일을 다룬 학생이 있었는데요, 그 학생이 이 방식을 선호했어요. 혹시 이 방식이 더 효율적일까 싶어서요.”
그 다음이 진짜 리더십입니다. 저는 그 직원의 시도를 인정했고, 함께 어느 방식이 더 나은지 검토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직원은 다음번부터 더 신중하게 판단하는 법을 배웠고, 저는 현장을 더 잘 알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팀 관리의 핵심입니다. 상명하복이 아니라, 함께 문제를 푸는 것입니다.
“내가 왜 이렇게 하는지” 설명하는 3분의 힘
마지막으로 가장 실용적인 팁입니다. 지시를 할 때 반드시 “왜”를 함께 설명하세요.
저는 정년을 2년 앞두고, 후임 학부장과 업무를 넘기는 과정에서 이것을 체계적으로 실천했습니다. 단순히 “이건 이렇게 하는 거다”가 아니라 “이걸 이 시점에 이런 식으로 하는 이유는…”을 설명했습니다.
예를 들어, 학사일정을 조회하는 양식을 한 번에 많이 요청하지 않고, 분기별로 나눠 요청하는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한 번에 많으면 실수가 늘고, 수정 과정에서 또 다른 오류가 생기기 쉬워요. 그래서 나누는 거예요.”
이 설명 덕분에 후임 학부장은 같은 상황에서 자기 팀에도 같은 방식을 적용했습니다. 지시를 받은 게 아니라, 원리를 이해했으니까요.
—
혹시 요즘 팀원들이 자신의 기대대로 움직이지 않는다고 느끼신다면, 오늘 하나만 실천해보세요.
내일 팀에게 무언가를 지시할 때, 지시 후에 “제가 말씀한 것을 정리해서 다시 말씀해주실 수 있을까요?”라고 물어보세요.
그 짧은 질문이 당신의 팀이 정말로 당신을 따르도록 만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