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원들이 제 말을 제대로 안 듣는 것 같아요. 똑같은 지시를 몇 번을 반복해야 하는데요.”
최근 30대 중반 관리자 분이 건넨 말입니다. 저도 경영 초년생 때 정확히 같은 고민을 했습니다. 그때는 문제가 팀원들의 집중력이나 능력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35년 조직생활 끝자락에 이르러 깨달은 건, 문제는 대부분 리더 자신에게 있다는 겁니다.
당신의 말이 팀에 도달하지 못하는 이유
지시를 반복해야 한다는 것은 정보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는 신호입니다. 하지만 자주 우리는 “팀원들이 주의 깊게 듣지 않았다”고 해석합니다.
저는 1990년대 중반 신입사원 교육 담당자로 일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 제 강의 만족도는 평균 3.2점(5점 만점)이었습니다. 같은 내용으로 강의하는 선배 교수는 4.6점이었습니다. 그 차이가 뭘까요? 제 강의는 ‘정확했지만’ 그들의 강의는 ‘도달했던’ 겁니다.
정확함과 도달함은 다릅니다. 제 강의는 논리정연했지만, 학생들의 배경지식 수준을 무시했습니다. 일방적으로 정보를 내려놨을 뿐, 그들이 어디서 헤매는지 관찰하지 않았습니다.
조직의 팀 소통도 마찬가지입니다. 리더의 역할은 ‘완벽한 지시’를 내리는 것이 아니라 ‘팀원이 이해하고 실행하도록 돕는 것’입니다.
구체성과 맥락을 함께 전달하는 법
2005년, 저는 30명 규모 팀의 리더였습니다. 분기별 목표를 공지했는데, 세 달 후 결과를 보니 팀원 10명이 전혀 다른 방향으로 일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깨달은 건 ‘목표’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이후 저는 지시 방식을 바꿨습니다. ‘무엇을’과 함께 ‘왜’와 ‘그 결과가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까지 함께 설명했습니다.
예를 들어:
구체성 있는 숫자에 ‘왜’라는 맥락을 더하자, 같은 목표인데도 실행력이 달라졌습니다.
피드백 회로를 만드는 것
제 블로그를 시작한 지 1년 6개월까지 월 방문자는 평균 300명이었습니다. 글을 많이 써도 반응이 없었습니다. 그러다 댓글 창을 열고 독자들의 질문에 하나하나 답장하기 시작했습니다. 그제야 비로소 제 글이 누구에게 어떻게 와닿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조직 소통도 이와 같습니다. 리더가 일방적으로 지시만 내려서는, 그 지시가 제대로 먹혀드는지 알 수 없습니다.
팀 관리에서 제가 가장 중요하게 여긴 것은 ‘정기적인 확인’입니다. 주 1회 10분 미팅을 했습니다. 길게 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명확하게 물었습니다:
이 피드백이 없으면, 리더는 영원히 자기 지시가 제대로 도달했는지 모릅니다. 팀원들도 “리더는 지시하기만 하고 우리 상황은 관심 없나보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소통의 벽이 생깁니다.
오늘부터 하나만 바꾸세요
“그럼 뭘 해야 하나요?”라고 물으실 텐데, 매우 단순합니다.
다음 번 팀 미팅이나 지시할 때, ‘왜’를 3문장 이상 설명하고, 그 다음 ‘확인’을 하세요.
“이 일이 우리 팀과 회사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이해가 되나요? 질문 있으신가요?”
반응을 지켜보세요. 침묵이 나오면 아직 도달하지 못한 겁니다.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세요. 질문이 나오면 다행입니다. 그제야 진짜 소통이 시작되는 것입니다.
리더의 역할은 ‘맞는 지시’를 내리는 것이 아닙니다. ‘팀이 이해하고 움직이게 하는 것’입니다. 그 차이는 생각보다 훨씬 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