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지금 시작해도 될까요?”
이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가슴이 철렁합니다. 나이 탓, 때 탓, 능력 탓으로 자신을 설득하고 있는 사람의 목소리가 들리기 때문입니다. 저도 62세에 블로그를 시작할 때 같은 마음이었습니다. 35년을 경영학과에서 보낸 사람이 글을 쓴다고? 누가 읽겠어? 하는 의심 말입니다. 하지만 지금 저는 월 수만 명의 독자분들과 만나고 있습니다. 50대 이후 새로운 도전이 불가능하다는 생각은 환상입니다. 제가 직접 깨뜨렸습니다.
처음은 누구나 서툽니다
은퇴한 지 3년 차였을 때 가장 힘들었던 순간이 있습니다. 블로그를 시작한 지 6개월쯤, 하루 방문자가 3명이었던 때입니다. 아내는 “뭐하는 거야?”라고 물었고, 저는 대답할 말이 없었습니다. 수십 년을 강단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던 사람이 글 한 편에 3명의 관심만 받는다는 게 얼마나 무섭던지요.
그런데 생각해보니 이상한 점이 있었습니다. 제 글이 나쁘다고 생각한 게 아니라, 그저 “잘못된 방식”으로 쓰고 있었던 것입니다. 경영학 논문처럼 딱딱하게 썼거든요. 독자를 강의실의 학생이라고 착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때부터 바꿨습니다. 어려운 말을 쉽게, 친구에게 하는 것처럼 따뜻하게 썼습니다. 3개월 뒤 하루 방문자가 50명이 되었습니다. 급격한 변화였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처음 6개월의 실패는 필수불가결한 과정이었습니다. 50대 이후 새로운 도전은 절대 완벽한 상태에서 시작되지 않습니다. 서툰 상태에서 시작하고, 피드백을 받고, 조정하고, 반복합니다. 이것이 생산성 향상의 첫 번째 비결입니다. 완벽함을 기다리지 않는 것입니다.
시간은 역설적인 선물입니다
50대, 60대의 큰 장점을 아십니까? 시간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많다”는 것이 아니라 “시간의 쓰임새가 명확하다”는 뜻입니다. 20대 직장인처럼 출근, 회의, 야근을 반복하지 않아도 됩니다. 저는 은퇴 후 일과를 철저히 설계했습니다.
아침 6시 기상, 7시부터 9시까지 글쓰기 2시간. 이것이 제 생산성의 전부입니다. 나머지는 독서, 산책, 독자 댓글 답변입니다. 월 8시간의 집중만으로 월 수만 명의 독자를 만났습니다. 어떻게 가능했을까요?
첫째, 저는 “시간을 채우는” 일을 하지 않았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일하는 척합니다. SNS를 보고, 뉴스를 읽고, 의미 없는 회의를 듭니다. 저는 그 2시간이 진짜 생산성을 낳는 시간임을 알았습니다.
둘째, 저는 매일 같은 시간에 글을 썼습니다. 습관이 되었을 때 생산성은 폭발합니다. 62세에 처음 시작한 블로그였지만, 매일 같은 시간에 손가락을 움직이다 보니 5년이 지난 지금 글쓰기가 호흡처럼 자연스러웠습니다.
실패를 ‘발판’으로 아는 나이의 특권
50대 이후 도전의 또 다른 강점은 실패의 역사입니다. 35년간 조직에서 일했으니 제가 경험하지 못한 실패가 있겠습니까. 신입사원 때의 무용지물 같던 결정부터, 부장 때 제 판단으로 손실을 본 프로젝트까지 모두 겪었습니다.
블로그를 시작했을 때 저는 이 모든 실패를 자산으로 봤습니다. “아, 이 글도 모르는 사람 입장에서는 어렵겠네” 하는 깨달음, “댓글로 질문하는데 내가 귀 기울여야겠다” 하는 성찰들이 모두 과거의 실패에서 나왔습니다.
20대 창업자가 갖지 못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겸손함”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우리는 우리가 모르는 게 많다는 걸 압니다. 이것이 도움이 됩니다. 겸손함은 배움의 문을 엽니다. 배움은 발전을 낳습니다.
현재 제 블로그의 가장 인기 있는 글들을 보면 공통점이 있습니다. 모두 ‘실패 이야기’입니다. 제가 강의했던 경영 사례가 아니라, 제가 직접 망친 일들입니다. 이것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입니다.
오늘 하나를 결정하세요
저는 당신이 블로그를 시작하라고 말하는 게 아닙니다. 그리 단순하지 않습니다. 제가 말하고 싶은 것은 이것입니다.
50대는 이미 늦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이제부터 시작할 나이입니다. 다만 젊을 때처럼 열정적으로가 아니라, 현명하게 시작해야 합니다. 매일 같은 시간에, 서툰 것도 받아들이면서, 실패를 발판 삼아서 말입니다.
오늘 하루를 돌아보세요. 당신이 지난 몇십 년간 모아온 경험, 지혜, 교훈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그것을 누군가와 나누는 것, 그것이 제가 62세에 시작한 도전이었습니다.
오늘 밤 하나만 해보세요. 종이를 펼쳐서 당신이 가장 후회하지 않는 경험 하나를 5분만 써보세요. 완벽할 필요 없습니다. 대신 솔직하게 써보세요. 당신의 첫 걸음이 시작되는 순간입니다.